<이기적 유전자>의 2장 "자기 복제자" 부분을 요약한 글입니다.
어떤 책?
리처드 도킨스 Clinton Richard Dawkins
영국의 동물행동학자, 진화생물학자이자 과학 저술가. 1976년 35세 때 쓴 첫 책 <이기적 유전자>로 과학 논쟁의 중심에 섰다.
리처드 도킨스의 이 책은 1859년 다윈의 <종의 기원>의 현대판이라고 할 정도로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친 과학 저술이라고 할 만하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 행동에 대한 난해했던 문제들을 유전자의 관점에서 적절한 생물학적 비유로 풀어간 이 책은 그 창조성과 뛰어난 문장력으로 크게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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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안정을 향하여
2. 생명의 기원과 자기 복제자
안정을 향하여
단순함만이 존재했던 태초의 세계에서 어떻게 지금의 복잡한 질서가 나타났을까? 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라는 다윈의 학설은 어떻게 단순한 것이 복잡한 것으로 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지금까지 제기된 해답 중에서 유일하게 그럴듯하다.
세상은 안정한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원자의 집단들은 각자의 안정한 방식대로 존재하고 있으며, 널리 인정되어 온 학설에 따르면 '대폭발' 직후부터 우주의 여러 별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또 오늘날 볼 수 있는 분자들은 더 작은 분자와 원자들의 화학 반응으로 만들어지는데 이들 역시 안정하고 '선호하는' 형태로 생겨난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지구상에 생물이 생기기 이전에 물리화학적 과정에 의해서 분자의 초보적 진화가 일어났을 수 있다는 것이다. 목적이나 방향성에 대해 생각할 것 없이 원자들은 한 번 안정한 패턴을 갖게 되면 그대로 머물러 있으려고 하기 때문에 당연히 그렇게 된 것이다. 물론 인간과 같은 복잡한 존재를 같은 원리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분자 형성의 느린 과정에 대한 논의가 끝날 즈음부터는 다윈의 이론이 효과를 발휘한다.
생명의 기원과 자기 복제자
원시 지구의 화학적 상태를 본뜬 실내 실험들에 의하면, 단백질과 유전 물질(DNA)의 구성 요소인 유기물은 자연적으로 생겨날 수 있다. 유기물은 태양으로부터 자외선 등의 에너지의 영향을 받아 결합하면서 커지고, 과거 해양을 구성하고 있었다고 생각되는 '원시 수프(primeval soup)' 속에서 농축되고 흘러다녔을 것으로 생각된다.
어느 시점에는 스스로의 복제물을 만들 수 있는 특성을 가진 분자(책에서는 자기 복제자로 부르기로 한다)가 우연히 생겨났다. 그 분자가 탄생하기까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생각만큼 상상하기 어려운 과정은 아니며 단 한 번만 생기면 충분한 것이었다. 자기 복제자가 스스로를 복제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자기 복제자의 각 구성 요소가 자기 자신 종류에 대해 친화성이 있다고 하면, 수프 속에 흘러다니는 구성 요소들은 자기 복제자의 해당 부분에 달라붙어 자동적으로 자기 복제자 내 구성 요소들의 서열과 같은 식으로 배열된다. 그러면 구성 요소들은 최초의 자기 복제자처럼 안정한 사슬을 만들게 될 것이다. 또 두 가닥의 사슬이 세로로 쪼개진다면 자기 복제자는 두 개가 되어 각각이 다시 복제를 할 수도 있다. 더 복잡하게 생각하면 친화성을 가진 구성 요소가 자기 자신 종류가 아닌 서로 다른 종류라고 할 때 자기 복제자는 일종의 '음각'의 주형이 되고 다음에는 '음각'이 본래 '양각'의 사본을 만들게 된다. 하지만 최초의 복제 과정이 양-양형인지 양-음형인지는 중요치 않으며 중요한 것은 새로운 안정성이 수프 속에 태어나서 빠른 속도로 퍼졌고 다른 대형 분자의 형성은 소형의 구성 요소들이 부족해짐에 따라 드문 일이 되었다는 것이다.
복제 과정이라면 오류가 생기게 마련이다. 인간이 출판을 필사를 통해 하던 시절에는 작은 오류의 누적이 심각한 (부정적) 상태를 만들 때가 많았지만, 생물학적 자기 복제자의 복제 오류는 진정한 의미의 개량으로 이어진다. 진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오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복제 과정의 오류가 확대되면서 원시 수프는 여러 변종 복제자들로 채워졌는데, 어떤 변종들은 그들의 수명이 길며 스스로의 사본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점점 수가 많아졌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조건이 같을 때 분자의 개체군에는 수명이 길어지는 '진화적 경향'도 나타났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조건이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기 복제자가 퍼져 나가는 데 더 중요한 특성은 복제의 속도 즉 '다산성(fecundity)'이었다. 또 복사의 정확성이 높은 형태의 분자가 수적으로 많았을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수명과 함께 이들 세 종류의 안정성을 향한 진화적인 경향이 있다는 것은, 일정한 시간적 간격을 두고 수프에서 두 번 샘플을 취하면, 두 번째 샘플에서 이러한 면에서 우수한 분자들이 더 많을 것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이것이 본질적으로 생물학자가 말하는 생물의 진화이며, 그 메커니즘은 바로 자연 선택이다.
자기 복제자가 점점 많아지면 구성 요소 분자는 점차 소진되어 귀중한 자원이 되었을 것인데, 이를 차지하기 위해 자기 복제자의 여러 변종들은 서로 경쟁했을 것이다. 앞에서 논의한 유리한 종류의 자기 복제자의 수를 늘리는 요인에 의해, 반대로 별로 유리하지 않은 종류는 경쟁으로 인해 수가 줄다가 대부분이 절멸했을 것이다. 이러한 생존 경쟁은 아무런 의도 없이 자동적으로 일어나고 있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그 방식은 점점 교묘해지고 효과적이 되었을 것이다. 경쟁 종을 화학적으로 파괴하거나 스스로를 방어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자기 복제자도 있었을 것이다. 최초의 살아 있는 세포는 이러한 방식으로 나타났다. 자기 복제자는 계속 존재하기 위하여 스스로를 담을 그릇 즉 운반자(vehicle)까지 만들기 시작했고, 말하자면 생존 기계(survival machine)를 스스로 축조한 것이다.
오늘날의 자기 복제자는 바로 우리 안에 있는 유전자다. 장장 40억 년이라는 세월 속에서 생존 기술은 끝없이 발전했고 지금과 같은 형태가 되었으며, 앞으로도 계속 나아갈 것이고, 우리는 그들의 생존 기계다.
우리의 존재 본질이 결국 생존 기계라니 약간 소름이 돋으면서도 고개를 끄덕이게 되네요, 흥미진진합니다.
빨리 다음 챕터 읽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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